0001. 넛지 효과 Nudge Effect

넛지 효과 ; 특정 행동을 유발시키는 자연스러운 개입 행위
Nudge Effect ; Interventions that cause specific behaviors

사전적으로 “Nudge” 란 ‘누군가를 (팔꿈치로) 쿡 찌르는 행위’ 를 말합니다.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친구가 옆에서 팔꿈치로 쿡 찌르며 눈짓을 보내자 용기를 내어 고백을 하러 가는… 이런 상황에서의 ‘팔꿈치로 쿡 찌르는 행위’ 가 바로 넛지입니다.

단순히 위와 같은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던 이 단순한 단어가 현실 사회에서, 그리고 사람들간 관계에서 다양한 형태와 효과로 확장되어 나타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사례가 바로 소변기 속의 파리 그림이죠.

“남자가 흘리면 안되는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한발짝 앞으로 다가오면 모두가 깨끗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잡고 있습니다. 놓치지 마세요.” 등등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는 것을 어떻게든 줄여보기 위해 어르고 달래 보았지만 별반 성과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파리 모양의 그림을 변기 안쪽에 붙여 놓은 것 만으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이야기죠.

소변을 볼 때 ‘조준하고자 하는’ 남자들의 원초적 본능을 이용한 고도의 심리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넛지 효과” 란, 위와 같이 목적성 있는 자연스러운 개입이 상대로 하여금 의도된 특정 행동을 유발시키게 하는 효과를 말하며,

이런 효과를 이용한 마케팅을 “넛지 마케팅” 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너지효과는 최초에 심리학에서 출발하였지만, 최근에는 경제학이나 마케팅에서 더 활발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미 학문적 경계를 뛰어넘은, 말 그대로 상식 Common Sense 가 되었죠.

세태를 반영하듯 이와 관련된 책도 대히트를 쳤습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로 오랫 동안 서점가를 장식하며 방송이고 인터넷이고 이 개념을 설파하자 마치 “넛지”가 심리학의 전부인양, 마케팅의 기본인양 확대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그저 원래 있던 광고나 신호였을 뿐이었던 것들까지 전부 다 싸잡아서 너지라고 포장해버리는 사례까지 생겨났습니다.

넛지가 분명 기발한 심리학적 요소이자, 마케팅 전략의 소스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skill 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너지는 그 중 특별한 형태의 한 방식을 말하는 것 뿐입니다.

그렇다면 넛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아니, 어떤 것을 너지라고 표현하면 안될까요?

1. 넛지 효과는 “자연스러운” 계기이어야 합니다.

간혹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서 녹색이나 핑크색으로 유도선을 그려 놓은 것을 너지 효과로 설명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너지 효과라고 볼 수 없습니다.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다.’ 는 것은 대상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계기를 말합니다.

변기 속에 파리 그림이 있다고 해서, “아~ 이 파리그림을 맞추면 소변이 덜 튀겠구나.” 를 생각하고 파리를 맞춘 것이 아닙니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파리를 조준한 것이죠.

그리고 ‘그저 무의식적으로 파리를 조준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소변이 덜 튀는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고속도로 유도선은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 이 녹색선을 따라가면 차선 변경을 놓치지 않겠구나.’ 라는 인식을 하고 따라가게 됩니다. 즉, 아주 편리하고 똑똑한 아이디어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넛지’ 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2. 작은 계기, 높은 성과이어야 합니다.

그저 어떤 계기가 행동을 유발시켰다고 해서 그것을 너지라고 표현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학교 급식의 잔반을 줄이기 위해 포스터를 곳곳에 붙이고 선생님들이 일일이 급식지도를 하여 잔반을 줄이게 되었다? 이것은 작은 계기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식판에 그어진 배식량 측정선 만으로 잔반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은 넛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동시에 무의식적인 행동 – 즉, 내 배식량을 유지하게 된 행동이 결과적으로 잔반을 줄이게 된 성과를 발생시켰다는 점에서도 적절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에 사례로 든 변기와 식판 외에 제대로된 너지 효과의 사례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슛을 유도하는 쓰레기통

너지 효과의 가장 적절한 사례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휴지통에 휴지를 버리는 사람은 그저 재미로 슛을 합니다. 노골 되면 심지어 다시 주워서 슛을 하기도 하겠죠.

사용자는 그저 무의식적으로 슛을 했을 뿐이지만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려는 설치자의 목적이 훌륭하게 달성되었습니다.

기부금 모금도 영리하게

아시다시피 모든 기부금 모금통에는 종잣돈? 이 들어있습니다.

설사 그 기부금 모금통이 오늘 처음 개봉되었다 하더라도, 모금자는 그 통 안에 얼마간의 지폐를 넣어둡니다. 바로 사람들에게 “이것이 바로 이렇게 돈을 넣으면 되는 곳이야” 라고 알려주기 위해서죠.

그리고 이것은 돈을 통에 넣을까 말까를 고민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작용하는 작은 넛지 효과가 됩니다.

가짜 웃음 소리가 나오는 코미디 프로

코미디 프로그램,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즐겁게 웃고 즐기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혹시 그런 프로그램을 볼 때, 이른바 ‘가짜 웃음 소리’ 가 들리는 것을 눈치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이런 가짜 웃음 소리가 왠지 나를 ‘남들 웃을 때 따라 웃는’, 약간 바보 같은 존재로 대하는 건가 싶어서 기분 나빠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짜 웃음은 언제나 나옵니다. 이것은 매우 효과적인 너지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즐겁기 위해서 코미디,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합니다. 다시 말하면 즐거워할 태도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선택하였다는 것이죠. 하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내가 언제 웃어야 하는지” 를 잘 알지 못합니다.

‘바보’여서가 아니라,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서 언제 웃어야 하는지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저 편하게 시청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 가짜 웃음은 “지금이 바로 웃을 때야!” 라고 말해주는 타이밍을 알려주는 기능을 합니다.

웃을 타이밍을 알려주었고, 시청자는 그 타이밍에 맞추어 실컷 웃었습니다.

제작자가 노린 “시청자의 즐거운 시간” 이라는 성과를 얻어낸 셈이죠.


2 thoughts on “0001. 넛지 효과 Nudge Effect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