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집행되는걸까? (3 of 4)


광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집행되는걸까? (1), (2) 에 이어 세번째 입니다.

혹시 이전 글을 안 읽으신 분이 있다면 먼저 읽고 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번 포스팅까지 우리는 전체 순서도 상에서 큰 2번. 대행사 선정 부분까지 진행 하였었고,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3. 광고 컨셉 도출


컨셉 도출은 광고를 집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마 컨셉을 설정하는 방법과 관련된 설명만 하려고 해도 최소 몇 주 분량의 강의 주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실 오랫동안 광고 마케팅 관련 일을 해오며 만났던 많은 사람들 중에,

“나는 컨셉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100%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 아직 못 봤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솔직히 아직 ‘컨셉이란 무엇이다!’ 라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만큼, 간단하게 얘기해보죠.

일단 시작해 보고, 혹시 너무 길어지겠다 싶으면 다음번에 따로 독립 주제로 포스팅을 한번 하겠습니다.

3.0.1. 용어

먼저 컨셉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잠깐 언급을 하면,

영어로 concept 입니다. 그리고 외국어 표기법? 에 의하면 정확한 우리말 발음은 [콘셉트] 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하네요.

하지만 업계에서 [콘셉트] 라고 쓰는 사람은… 음…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주로 그냥 영어로 “concept” 라고 쓰던가 아니면 “컨셉” 이라고 씁니다.

저도 그냥 익숙한대로 컨셉 이라고 쓰겠습니다.

3.0.2. 컨셉이란 무엇인가

컨셉이 무엇인지 대학교 전공 학과에서 어떻게 설명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전 광고 비전공 출신 AE라…)

인터넷이나 관련 서적 같은 것을 찾아보면 참으로 다양하게 표현들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의” 라고도 하고, 어떤 곳에서는 “성격”이라고도 얘기합니다.

지식백과에서는 “목표 소비자에게 제품의 성격을 명확하게 부여하는 것” 이라고 표현해 놨군요.

결국 광고를 통해서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 이라고 이해는 되는데요, 아직 좀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또 대부분 컨셉이 간단 명료한 1줄짜리 문장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어떤 이는 구체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이는 포괄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체 뭐가 맞는걸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답은 없다. 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컨셉은 한 단어여도 되고, 한 문장이어도 됩니다.

또, 어떤 정의여도 되고, 명제여도 되고, 성격의 핵심이어도 됩니다.

  • 컨셉 예시 #1 : 사과
  • 컨셉 예시 #2 : MZ 세대의 다양한 Needs 를 만족시키는 편집샵


단, 컨셉과 컨셉을 통해 구현되는 광고물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성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예시 #1 처럼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사과” 를 떠올리게 해서 광고주체가 얻는 것이 있다면, 그리고 그 얻어짐이 비용 대비 효율을 충족 시킬 수 있다면, 컨셉은 “사과” 라고 해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죠.

광고주체들은 목적성이 있는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고, 그 광고를 통해 어떤 이미지를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심고자 합니다.

그저 단순하게, “빨갛면 사과” 가 아니라는 거죠.

광고주가 운영하는 편집샵이 그냥 단순한 편집샵이 아니라 MZ세대의 다양한 Needs 를 만족시키는 특별한 편집샵이라는 것을 알려야만 MZ세대가 그 편집샵을 찾을 것이고, 그래야 매출이 올라갈 것입니다.

컨셉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잘 도출된 컨셉은 있습니다.

따라서 컨셉이란 소비자가 그 광고를 접했을 때, 명쾌하게 연결/연상 지어지는 목적 제품의 이미지라고 보면 됩니다.

대상에게 가장 주요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광고 목적물의 개념


이것은 제가 내린 ‘컨셉’ 의 정의입니다.

컨셉은 사실 광고에만 쓰이는 용어가 아니죠.

광고, 제품, 음악 심지어 요리에도 컨셉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따라서 ‘대상’이란 광고의 타겟이, 제품의 사용자가, 음악의 청취자가, 요리의 시식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이 아니라, ‘주요한’ 이 맞습니다.

중요하진 않더라도 주요한 개념이 컨셉이 될 수 있으니까요.

위의 예시에서, ‘중요한’ 요소는 편집샵이 가진 특별한 제품라인, 인테리어 등의 요소이겠지만,

‘주요한’ 은 상징적으로 설명되는 ‘MZ라면 찾을 수 있는’ 이 됩니다.

3.0.3. 도출 방법

현업에서 이러한 컨셉을 도출하는 방법과 과정은 정말 험난합니다. 물론 광고 컨셉을 도출하는 경우가 더 그렇죠.

‘험난하다.’ 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수학 문제 풀이처럼 답이 딱 떨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광고 목적 제품이 태생적으로 컨셉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계처럼 손목에 차는 초소형 컴퓨터] 를 광고한다고 가정해볼까요?

제품의 개발 단계부터 이 제품은 손목에 찰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컨셉이요?

“시계처럼 손목에 차는 컴퓨터” 이거면 됩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필요 없습니다.

이 자체로 이미 충분한 컨셉이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렇지 않습니다. 만약 광고 대상이 [맛있는 과자] 라면 어떨까요?

대행사 AE의 고생길이 훤합니다… 왜냐하면 ‘맛있는 과자’ 는 세상에 널렸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컨셉을 뽑기 위해,

과자를 먹어보고, 다른 사람에게 먹여보기도 하고, 원료를 분석하고, 제조 현장을 견학하고, 개발팀과 회의 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경쟁사 제품을 먹어보고, 과자의 히스토리를 공부하고, 포장 디자인을 분석하고….

밤새워 고민을 해도 마땅한 컨셉이 나오질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물론 컨셉을 도출하는 공식이 있긴 합니다.

메이저급 대행사에 가면 그 대행사만 사용하는 Tool 이 있구요, 일반적으로 쓰이는 Mind Map 이나 Creative Table 같은 방법론이 통용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법을 통해 컨셉을 추출하기도 하죠.

그런데 혹시 학창시절 수학 문제를 풀 때, 공식에 대입하여 문제를 잘 풀었는데, 그렇게 나온 답이 왠지 답 같이 안 생겨서 검산을 해 보면 틀렸던 경우, 다들 있으시지 않나요?

제 경우에는 마치 이런 수학문제 풀이의 경우처럼, 위의 컨셉 도출 방법론들을 통해 도출한 컨셉들은 왠지 제대로 나온 답 같지가 않고, 또 일정 영역의 틀 안에서 제약을 받는 느낌이 들어서 즐겨 사용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오히려 몇 날 며칠 고민을 하다가, 어느날 세수를 하면서 적절한 컨셉이 퍼뜩 떠오르곤 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아무튼, 컨셉을 도출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주로 해당 제품의 USP 로 부터 뽑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USP가 뭐냐구요? 이것도 다른 기회에 따로 포스팅 한 번 하겠습니다.

내부 USP가 안되면 외부적 상황으로 뽑아내기도 합니다.

마스크의 특징은 별거 없지만, 미세먼지가 심각하던 때에 “미세먼지로 부터 안전한 마스크” 라고 컨셉을 잡을 수도 있겠죠.

3.0.4. 잘 도출된 컨셉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아이유가 한 쪽에 통창이 있는 쾌적한 침실 침대에 걸터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영상 광고가 있습니다.
햇살도 따사롭고, 조용하고, 바깥 경치도 아름답고,,, 마냥 행복한 공간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무빙하여 다시보니, 아이유가 앉아 있던 공간은 사실 침실이 아니라 새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열차 침대칸이었습니다.
포근하게 잠도 자는 아이유를 태우고 열차는 잘 달립니다.

(우리나라에 없을 사례를 사례를 생각하다보니, 그냥 떠오르는 대로,,, 지어내 보았습니다.)

이 광고는 침대차 광고였고, 이 영상을 본 타겟 소비자들은,

‘아 그래, 이번 여행에는 나도 침대차를 타고 저런 여유로운 여행을 해 봐야겠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그러면서 영상처럼 편안해 보였던 아이유를 떠올리며 “침대차 여행” = “편안한 여행” 이라고 머리 속에 각인 시킵니다.

  • 광고의 목적물 : 침대차
  •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 : 침대차가 내 집 침대 만큼 편안하다.


아마도 이 영상 광고의 컨셉은 “우리집 침실처럼 편안한 침대차” 일 것입니다.

우리집 침실처럼 편안하다. 라는 말을 쓰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영상을 통해 그런 이미지를 그리게 되었죠.

만약 이 광고의 컨셉이 “최고의 침대차” 였다면 어떻게 표현 되었을까요?

엔진 성능 2만 HP, 최고 속력 250 km/h, 중량 800t, 제로탑 8.3초, 탑제로 3.3 km 최대 수용 승객 수 380명..

“최고의” 라는 포괄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무슨 말인지 잘 모를 내용들이 언급되어야 했을 것입니다. 이런 말들이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서 제대로 해석 될 수 있을까요?

또 만약 컨셉이 “편리하고, 빠르고, 음식도 맛있고,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있는 거기에 유럽까지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침대차” 라는 식으로 장황했다면 어땠을까요?

아이유가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보여주고, 빠른 속도도 보여주고, 뛰어난 요리사가 요리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맛있게 먹는 모습, 열차 경로 등등 다 보여줘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 영상을 본 타겟들은 복잡하게 많은 것들을 봐서 머리 속에 남는 특정 이미지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잘 도출된 컨셉은, 다른 그 무엇보다도 타겟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단순 명료하게 그릴 수 있게 해 줍니다.


3.1. 기획안에 따른 적절한 컨셉이 도출 되었는가?


한참 등산을 했는데, “이 산이 아닌가?” 라고 하지 않기 위한 절차입니다.

위에 잠깐 언급한 ‘컨셉 도출을 위한 도구’ 를 사용했을 때 종종 이런 실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런 도구들의 원리는 어떤 개념으로부터 상징적으로 나뭇가지 처럼 뻗어나가며 개념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시키는 방식인데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그런 각 단계에서 비약이나 불합리성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처음엔 작은 비약이었지만, 공식에 따라 확장하다 보면, 나중에는 최초의 의도롸는 전혀 다른 쌩뚱맞은 얘기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인공 감미료를 빼서 더 건강한 캔커피의 광고 컨셉을 도출한 결과,

“천연 감미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더 건강하고 맛있는 커피” 라는 컨셉이 아니라,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빨리 마셔야 하는 커피” 라는 식으로 컨셉이 나왔다면,,,

이 컨셉은 공식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명제이지만,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기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가 되겠죠?

의외로 이런 현상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2차 검증의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4 of 4 입니다.


274 thoughts on “광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집행되는걸까? (3 of 4)

  1. Magnificent goods from you, man. I have understand your stuff
    previous to and you’re just extremely great. I actually like what you’ve acquired here,
    really like what you are saying and the way in which you
    say it. You make it enjoyable and you still take care of to keep it smart.

    I cant wait to read far more from you. This is actually a great site.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